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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무지개 연합 내에서 커져가는 균열 본문

점점 더 많은 게이들이 트랜스젠더 및 퀴어 활동가들의 젠더 이념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멜라 폴 지음 | 2025년 10월 31일 | 월스트리트저널(WSJ)
볼티모어에서 “매우 여성스러웠던 소년”으로 자란 벤 애펠은 끊임없이 놀림을 받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그를 “뱅게이”라고 불렀다.
“끔찍했어요.” 지금 42세인 그는 또 다른 남성과 결혼해 있다. “살아남으려면 제 여성스러운 면을 없애야 했죠. 그게 제 생존 전략이었어요.”
20대에 그는 동성결혼을 위해 로비를 했고, 2017년에는 LGBTQ 옹호 단체 글래드(GLAAD)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자신 같은 아이들을 위해 싸우고자 했다.
그러나 이후 콜럼비아대에 진학해 자신이 지지해 온 운동의 이론적 기반을 배우려 했을 때, 그가 접한 것은 탐구라기보다 교리처럼 느껴지는 담론이었다.
“퀴어 이론에 따르면, 남자가 덜 남성적이거나 아이라이너를 바르면 ‘속으로는 여자’라는 거예요.
그건 퇴행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성을 외적인 특성으로 정의한다면, 우리가 없애려 했던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셈이죠.”
그의 신간 『시스 화이트 게이: 젠더 이단자의 탄생』에서 애펠은 젠더 이념이 “비자유적이고 퇴행적이며 반(反)게이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자신이 과거 속했던 근본주의 종교 집단 ‘램스 오브 갓’에 비유하며, 그와 점점 더 많은 게이·레즈비언·양성애자들이 이런 사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자는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30여 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다른 신간 『게이 인권 혁명의 종말』(로넌 맥크리아 지음)을 포함한 여러 책과 설문조사 결과는 ‘LGB’와 ‘TQ+’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고 논쟁적임을 보여준다.
게이와 레즈비언 응답자들은 트랜스젠더 성인에 대한 차별과 괴롭힘에는 반대하지만, 트랜스 및 퀴어 이념가들에 의해 “강제로 묶이거나, 지워지거나, 장악당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게이와 레즈비언이 갤럽이 ‘LGBTQ+’로 분류한 집단의 9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그 불만은 크다. 비공개 채팅방, 새로 생겨나는 LGB 단체들, 팟캐스트 등에서 “처음부터 게이들이 트랜스 및 퀴어 정체성과 연합한 것이 옳았는가”를 되묻는 목소리가 높다.
대다수의 LGBTQ 단체들은 이런 태도를 트랜스 배제적이라 규정하고 비판한다.
이 불일치는 정체성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게이들은 동성에게 끌리는 성적 지향이 생물학적 기반 위에 있다고 보는 반면, 트랜스젠더는 젠더 정체성을 “남성, 여성, 양쪽의 혼합, 혹은 그 어느 쪽도 아닌 자신만의 내면적 개념”으로 정의한다.
퀴어 이론은 성별과 젠더 모두를 유동적 스펙트럼으로 보고, ‘논바이너리’ ‘젠더퀴어’ 등 다양한 정체성을 포괄한다.
무지개 연합 내 균열은 늘 존재했지만,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 이후 그 간극은 커졌고, 논쟁도 더 격렬해졌다. 이는 단체들이 표방하는 ‘포용의 이미지’와는 대조적이다.
국가 LGBTQ 태스크포스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캐시 레나는 “운동 내에서 이런 어려운 대화들을 해내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종종 ‘타인에 대한 두려움’의 문제이며, 그 감정을 가장 잘 아는 것도 퀴어들입니다.”
그녀는 “젠더 정체성을 믿지 않는 게이라 해도, 믿음을 타인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갈등은 종종 공개적 충돌로 이어진다.

올해 8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의 작가 존 보인은 신작이 영국의 게이 작가 문학상 ‘폴라리 상’ 후보에 오르자 800명 이상의 작가에게 보이콧을 당했다.
그는 “여성의 권리와 충돌하지 않는 한 트랜스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했고, 시상식은 취소되었다. 주최 측은 이후 “심사위원단 내 트랜스 및 젠더 비순응 인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랜스젠더 권익 단체들은 연대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적대적 정책과 발언을 고려할 때, 내부 분열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재선 이후, “카멀라 해리스는 ‘they/them’을 지지한다”는 공격적 광고가 나오자 민주당 하원의원 세스 몰턴이 트랜스 소녀들의 스포츠 참여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그는 LGBTQ 단체들로부터 “유해한 발언”이라 비난받았고 참모 한 명은 항의하며 사임했다.
브루클린의 유튜버 아리엘 스카르셀라는 말했다. “모두가 숫자로 뭉치면 강해진다고 믿지만, 사실은 ‘제정신’에 있을 때 안전한 거예요. 이건 말이 안 돼요. 지금은 보라색 머리를 하고 비독점 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이성애자도 스스로를 ‘퀴어’라 부르는 세상이에요.”
콜롬비아 출신으로 17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호세 아랑고는 “보수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게이 문화에 푹 빠졌어요.”
마이애미데이드 커뮤니티 칼리지의 프라이드 클럽 회장을 맡았고, LGBT 재단 장학금도 받았다. 처음으로 그는 사랑받고 축하받는다고 느꼈다.
“나의 공동체를 찾은 것 같았어요.”
그러나 퀴어 이론을 공부할수록 그는 젠더 정체성 개념을 거부하게 되었다.
“전부 고정관념에 근거한 얘기였어요. 남자답지 않다고 놀림받던 게이 소년들에게 모욕적이죠.”
2022년 이런 견해를 밝히자 그는 연인에게 ‘트랜스포브’로 비난받고 관계가 끝났으며, 대부분의 친구도 잃었다.
“지금의 LGBTQ 공동체는 환영적이기보다 배타적이고 적대적이에요.”
“요즘은 ‘고마운 줄 알아라’는 분위기가 있어요. 젠더 이념이 등장하기 전 세상을 모르는 게이들이 불평하면 ‘배은망덕하다’는 식으로 몰죠.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배신당했다는 거예요. ‘페니스를 가진 레즈비언’, ‘질을 가진 게이 남성’이 있다는 주장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라 강요하고, 심지어 이성애자도 ‘논바이너리’라고 자칭하면 같은 편으로 쳐주죠.”
샌디에이고의 인권 변호사 앤 메나쉬(72)는 “트랜스와 퀴어 활동가들이 ‘성’ 개념 자체를 없애버림으로써
성적 지향의 의미를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나는 좌파지만, 이건 진보가 아니에요.”
메나쉬는 2022년, 근무하던 단체 ‘캘리포니아 장애인 권리센터’가 낙태권 지지 성명에서 ‘여성(women)’이라는 단어를 뺀 것에 항의했다가 “직장 내 위협”으로 간주되어 해고되었다. 그녀는 소송을 제기했고 사건은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지금은 레즈비언을 향한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어요.”
트랜스 권익 옹호자들은 “트랜스 여성도 레즈비언이 될 수 있으며, 그들을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비윤리적”이라고 반박한다.
미국 국가 LGBTQ 권리센터는 “레즈비언과 페미니스트 공동체에서 트랜스 여성과 논바이너리 인물을 배제하려는 시도는 역사에도, 도덕에도, 운동의 근본 가치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전 하원의원 바니 프랭크는 오래전부터 이런 논쟁의 한복판에 있었다. 2007년 그는 성적 지향에 따른 고용차별 금지 법안을 발의했으나, 트랜스젠더 단체들이 ‘젠더 정체성’이 빠졌다며 반발하자 항목을 추가했고, 그 결과 법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많은 게이들이 ‘생물학적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사람이 여성 전용 공간에서 옷을 벗는 것에도 반대하죠.”
최근 여론조사에서 동성결혼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지만, 프랭크는 “지금 진짜 위협은 트랜스젠더를 향한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게이들은 트랜스젠더의 기본권, 즉 성 정체성에 따른 문서 표기나 청소년의 의료적 전환 접근권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본권’의 정의 자체가 치열한 논쟁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뷰에 참여한 모든 게이·레즈비언은 트랜스젠더가 주거와 고용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2020년 미 연방대법원 보스톡 대 클레이턴 카운티 판결로 확립된 바 있다. 그러나 출생증명서나 여권상의 성별 표기 변경 문제에 대해서는 “생물학적 사실은 바꿀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LGB 얼라이언스 USA의 간사 아리안 게린저(36)는 “여성 전용 공간을 유지하려면 문서상의 성별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출생 성별은 그대로 두되, 성 정체성 항목을 추가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48세 트랜스젠더 민주당 참모 브리아나 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여권에서 성 정체성 표기를 없애려는 시도는 시민권과 존엄에 대한 끔찍한 공격”이라며, “성전환 수술을 마치면 법적으로 여성으로 인정받는다는 약속이었는데, 그걸 되돌리는 건 폭력”이라고 말했다.
게이 커뮤니티 내부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는 ‘청소년의 성전환 의료’ 문제다.
많은 게이와 레즈비언은 이를 과거의 ‘전환 치료’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연구에 따르면 성전환을 원하는 청소년의 다수가 동성에게 끌림을 느낀다.
조지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여러 주 의회에서 이러한 의료 행위에 반대하는 가장 목소리 큰 집단은
바로 게이와 레즈비언 성인들이다. 그들은 “미국이 이란처럼 동성애를 불법화하고 게이들을 트랜스 전환으로 몰아넣는 나라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우려한다.
예술가 네블린 은나지(35)는 젠더 이념에 반대하며 레즈비언의 성별 기반 권리를 주장해 친구와 관계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트랜스젠더 억압을 인종차별에 비유하는 건 논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2023년, 흑인 레즈비언 디트랜지셔너(성전환을 되돌린 이들)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가 인스타그램 계정이 삭제되었다. 메타는 논평을 거부했지만 올해 1월 “주류 담론의 일부인 주제”에 대한 제한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은나지는 “친구들이 ‘너랑은 못 지내겠다’고 말할 때마다, 다시 벽장 속에 갇힌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트랜스 권익 단체 람다리걸과 트레버 프로젝트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게이 인사들은 정부의 역풍, 제도적 완고함, 정치적 양극화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가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는 지난 10년간 급증하던 트랜스 및 논바이너리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이달 초, 서브스택 「젠더 크로스로즈」에 실린 글〈나의 트랜스 동료들에게 드리는 호소〉는 이렇게 썼다.
“트랜스 수용의 허니문은 끝났다. 우리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새로운 젠더 정체성의 확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을 트랜스포브로 몰아붙인 것이 이 상황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
글쓴이 스테판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나의 서사만이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모두 ‘편견 있는 자’로 취급하는 건
공감도 전략도 아닙니다.”
https://archive.is/aAV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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